예쁜 두 남자
작년에 알게 된 분들 중 '사람이 참 예쁘다' 라는 생각이 드는 두 분이 계세요.
한 분은 30대 중후반, 까무잡잡한 피부에 개구쟁이 같이 생긴 얼굴.
말할 때 어조와 제스쳐가 참 독특한 분이구나 했죠.
슬리퍼를 신고 오셨고요ㅎㅎㅎ
몇 마디 나누다 보니 그 분은 꽃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해요. 감성적이죠.
회식을 하러 가는 길에 갑자기 담벼락에서 로즈마리를 따더니 고기 위에 얹어서 구워주셨어요.(향기 짱)
그리고 열살도 더 어린 제게 연애상담하는것도 어찌나 순수하신지ㅎㅎㅎ
여자들은 왜 처음에는 먼저 연락도 많이하고 그러면서 나중에는 반대가 되나며ㅋㅋㅋ
그 와중에도 여자친구분을 향한 마음이 듬뿍 느껴지는 귀여운 하소연이었죠.
최근에는 SNS로 소식을 접했는데 여자친구분과 알콩달콩 결혼준비 중!!
너무 예쁜 한쌍!!
또 다른 한 분은 40대, 언제나 얼굴에 편안한 미소가 가득하신ㅎㅎㅎ
곶자왈을 지키시고, 마을 공동체와 생태 전문가세요.
양돈축사 악취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어요.
축산업 역시 산업화되면서 대량생산을 위해 좁은 축사에서 동물성 사료로 길러지는데,
이 동물성 사료가 풀을 먹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가축분뇨의 악취를 유발한다고 하셨어요.
도에서는 축산농가에 어마어마한 예산을 들여 처리시설을 지원했지만 실제로 농가에서 부담해야 하는 가동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사후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사실은 예전처럼 초지에 방목해서 기르면 되는 문제라고 하셨어요. (쉽게 되진 않겠지만)
조금 느리고 덜 효율적일지라도 보다 편안하고 자연다운 방법으로 생활하시는 분이셨어요.
마을 주민분들과 함께 하는 연극을 제안하시기도 하시고, 무대 마지막에는 주민분들과 함께 춤을 추시면서 소통하는 모습.
그리고 딸 아이에게는 같이 밤하늘 별을 보면서
'세상에는 아빠별이랑 애기별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 만난거야~ 나중에는 각자 자기 별로 돌아가는거야~' 라고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하면서도 홀로 설 수 있도록 이야기 해주는 아빠.
이렇게 몇 마디만 나누어 봐도 예쁨이 뚝뚝 묻어나는 분들을 보면서
'나도 30대, 40대가 되었을 때 저렇게 순수함을 간직하고 나이 들어갈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글쟁이님들도 주변에 예쁜 사람들 많이 만나고 계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