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안 긴글

조성진

m-u-i 2018. 8. 20. 22:52
하루의 마무리는 조성진이 제일이다.
쇼팽 발라드 1-4악장까지 듣다보면 인위적인 것들이 떨어져나가고 나 자체의 모습으로 쉬게된다.

필사할 때도, 감정을 쏟아내지 못할 때도 제일이다.
 
딱히 좋아하던 피아니스트가 없어 왜 사람들이 조성진을 극찬하는지, 비교의 대상은 찾지 못했지만 그냥 지금은 이 사람의 세계만으로도 오랫동안 충분할 느낌이다.

유투브에 보면 그가 쇼팽 발라드 1-4악장을 짤막하게 치면서 영어로 설명하는 영상이 있는데, 군더더기 없는 한국식 영어발음이 더 귀족적(?)으로 들린달까-
몇년전까지만 해도 연음이 매끄러운 전형적인 미국식 발음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이런 지식인, 예술인들이 툭 툭 내뱉는 딱딱한 영어발음만의 매력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언젠간 나도 여러 피아니스트들의 성향을 구별해낼 수 있겠지?

핏빛 가득한 라흐마니노프, 차이코프스키에서
드뷔시, 바흐를 거쳐 지금은 쇼팽인가보다.

그의 곡을 듣고 있으면 내게 걸쳐진 것들을 내려놓고 자꾸 어딘가로- 순수한 어떤 세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여정을 거쳐
나로 더 살아가는 삶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