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안의 글쟁이들
오늘의 일기 본문
가까운 친구가 문신을 한다고 한다.
작게 하는게 아니라 종아리 전체를 가릴정도의 크기로 한다고 한다.
문신의 도안은 수월관음이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수월관음의 상징적 의미가 와닿았다고 한다.
왜인지 모를 거부감이 들었다.
며칠의 시간이 지나고, 나는 문득 거부감의 정체가 뭐였는지 알아차렸다.
'지금 의미가 있다고해서 그걸 몸에 새긴다고? 신념은 언제 변할지 모르는거고 너는 그 문신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압박받을텐데?'라는 식으로 친구를 설득하려는 내 모습에서 나의 모순을 본 것이다.
나는 뭐 하나를 규정짓는 다면 그 안에 갇혀 그에 맞게 끊임없이 합리화하게 될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문신은 언제 변할지 모르는 일시적인 관념을 몸에 새겨서 스스로 갇히려 하는 행위라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오히려 내가 이미 마음속에 문신같은 고정관념에 갇혀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오히려 문신을 결심할 수 있는 친구가 나보다 자유롭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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