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안의 글쟁이들
나의 일기_일상 본문
1. 일기를 쓰는 습관이 있다. 매일 쓰는 것은 아니고 여러 생각이 드는 날에 쓴다. 정리도 되고 나중에 훑어 볼 수 있어 좋다. 일기는 나 외의 누군가에게 보여지지 않는 글을 전제한 글이다. 나중에 일기장을 걷어보면 내 언어와 내 글이 쓰여있는 이유다. 쓸만 하다.
그런 일기를 공유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페이스북 등의 SNS는 너무 공개적. 이 공간의 장점은 공개적과 비공개적 특성 사이의 애매꾸리한 지점에 오롯이 서 있다는 점 아닐까. ㅎㅎ (주인장에게 글쓰라는 압박 받은 건 절대 아님..)
2. 요즘 단식중이다. 오늘로 20일째. 물과 죽염만 먹고 산다. 목표로 했던 21일 고지가 눈앞이다. 왜 하느냐 묻는다면.. 참 대답하기 어렵다. 내 경험과 그로 인한 느낀점, 현재 상황을 찬찬히 이야기해야 그 맥락이 공유되기 때문. 그래서 공개 공간에 글을 쓰기도 했었다. 이유를 줄이면 '나를 찾기 위해'. ㅎㅎ 내가 보기에도 너무 거창하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여기까지 할 수 있었다. 누군가 '나는 먹을 것을 너무 좋아해서 그렇게는 꿈도 못 꾸겠다 야' 한 적이 있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먹을 것을 참 좋아하고, 1끼 굶어도 힘이 없다. 뭔가 다른 특별한 사람이라 했던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마찬가지로 치킨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 것 좋아하며 폰 만지작 거리는 것도 좋다.
그래도 하고 싶었다. 2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새해. 한 번쯤 해봐야지 싶었던 일에 대한 작은 성공. 그리고 '전환'이 필요했다. 17~18일이 넘어가니까 힘이 좀 든다. '뭐 먹을지' 상상하느라. ㅋㅋ 원래는 '당연히' 안 먹는 것이었는데, 먹을 날이 다가오니 배가 고프다. 내일이면 밥 먹는다. !!
3. 청년협동조합 활동 중. 곧 총회를 앞두고 있다. 총회에서 새로운 운영진과 새로운 운영방식이 결정된다. 나는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데, 정식적인 일자리는 아니다. 무보수 무임금이기 때문에. ㅠㅠ 실제로 근무하지도 않기에 무임금은 어쩔 수 없다. 다만 이제 상근직을 만드려 하고 있는 중. 정식적인 상근직(또는 반상근)을 맡아 일경험을 해 볼지, 학교를 열심히 다녀서 빨리 마칠지 고민이 된다.
공부는 하고 싶은 공부가 좋은데, 지금 학과 공부는 너무 재미없다. 계속 학교를 다니게 된다면 이번 학기(경영학과)엔 재무회계표를 만드는 일을 주로 한다. (으읅)
4. 청년정책 만드는 일을 함께한다. 2017년은 '제주형 청년정책'이 첫 선을 보이는 해다. 그 퀄이 어느정도일지는 모르지만, 어쨋든 시작한다. 여러 사업이 있는데 관심가는 사업도, 내가 많이 개입한 정책도 있다. 청년들과 행정에서 협업을 해야하는 구조라, 쉽지 않다. 요즘 느끼는 것은, 청년들도 '사람'이고, 행정도 '사람'이라는 것. 우리가 답답한 만큼 저들도 답답하다. 그 차이를 좁히는 것이 문제해결이다. 사실 가장 중요한 문제를 너무 작은 문제라 치부하고 큰 문제만 바라보지는 않나 자문해본다. 1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을 것 같다. ㅡ,ㅡ;
5. 소셜벤쳐 만드는 일의 기획이 진행중이다. 나는 작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관한 '청년혁신가' 사업에 참여했었다. 3개월간 하나의 사업계획서를 도출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국 발표에서 전국 2위의 실적을 거뒀다. 실적이 좋아 미래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차원의 지원금이 있다. 투자가 아니라 지원금이기에.. 대박이다. 그냥 주는거다.
다만 5명의 청년혁신가 멤버들 중 주도적으로 진행할 여력이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함정. 그래서 조율중이다. 누가 사업을 맡을 것인지,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재밌는 사업계획서가 나왔는데, 아직은 창업생태계에 관심이 크지 않아 유보중이다. 그래도 뭔가 하다가 갑자기 삘?이 꼳히면 여기로 뛰어들수도. ㅎㅎ
6.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새삼 다르게 보인다. 너무나 익숙한 단어라 내 삶과 상관없어 보였던 말.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는 사실 '민주주의'의 부재에 기인한다. 2016의 촛불이 '내 삶을 구성하는 요소의 선택권은 나에게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문재인이, 안희정이, 반기문이 대통령이 되면 내 삶은 크게 바뀔까? 그렇지 않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될 때, 사람들이 꿈꾼 새로운 세상은 좌절된 지 오래다. 도지사가 바뀐다고 내 삶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내가 주인으로서 사회와 시스템에, 제도에 주인이 될 때 그 변화가 시작된다. 그러한 변화가 모여서 사회는 바뀐다. 그래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세상이 바뀐다는 대선후보들의 이야기는 의심스럽다. 차라리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정직하다 보인다. '무엇을 하겠다' 보다 '나는 민주주의자다, 직접 민주적 요소를 강화하겠다. 내가 아니어도 되는 것이 민주주의다.' 고 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설득력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대선후보는 지금까지는 딱 한 명 있다.
7. 그래서 '시민평의회'가 매력적이다. 2주에 한번씩 여는 시민 토론의 장이다. 지금까지 '세월호 학살의 범인', '헌법재판소는 나를 대표하는가' '촛불 이후의 우리의 삶은' 등의 주제를 다루고, '시민평의원'들이 직접 표결을 통해 결론을 내려보는 경험이다. 지금의 시국에서 가장 유효적절한 포맷이라 느낀다. 내가 시민임을 확인하는 자리. 더 확장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8.. 최근 사람들을 많이 못 만났다. 단식의 영향이 크다 .나는 괜찮으나 상대방에게 많이 민망해서 그런게 크다. (같이 해장국을 먹으러 갔는데 나는 물만 홀짝홀짝..)다음주엔 약속을 많이 잡으려 한건 아닌데 무지 많이 잡혔다. 맛있는 거 많이 먹어야지. ㅎㅎ
9. 이번 설날에 새뱃돈을 받을지 궁금하다. ㅋㅋㅋ 도대체 세뱃돈의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군 전역이 기준이라는 설과 25세 설, 대학 졸업 설과 취직 이후 설, 주는 사람 마음이다 설까지 다양한 설이 있는데.. 그래도 올해까진 새뱃돈 받고 싶다. ㅋㅋ
10. 조금 이르지만 다들 명절 잘 쇠시고 모르는 분들은 친하게 지내요~ 저의 본명은 강귀웅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