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안의 글쟁이들
딸래미와 계란찜 본문
딸래미가 숙취 때문에
거실에서 불도 안 켜고
넋 나간 잠옷 바람으로 앉아있으면
아빠는 작게 낄낄거리며 계란찜 준비를 한다.
평소 술이라면 질색하는 ( 엄밀히 말하면 소주만) 딸래미가
머리에 까치집을 지은 모습이 꽤나 재밌는 모양이다.
묘한 웃음이 띈 얼굴로 기분 좋아하는 아빠의 입꼬리를 보면서
기대는 것도 때로는 부성을 채워주는 거라고,
딸래미는 조용히 국물이 있는 계란찜을 한 숟갈씩 떠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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