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안의 글쟁이들
관계에 대하여 본문
관계란 어떤 것일까.
요즘 제 생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물음입니다.
군생활을 하다보면 다양한 사람과 어느정도 규정된 관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나와 정말 친한 사람이지만 '후임' 인 사람이 있고,
얼굴도 보기 싫은 사람이지만 '선임' 인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성립합니다.
이 사람들과 하루 종일, 밥먹고 잠자고 근무하고 운동하고 티비보고 심지어 화장실 보는 일까지..
같이 공간, 비슷한 조건을 공유하며 생활합니다.
제가 청소하기 싫은 저 화장실은 남도 청소하기 싫어하는 듯 합니다. 그게 후임이건 선임이건 큰 관련이 없습니다.
비슷한 나잇대, 대체로 제주도에서 나고자란 비슷한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말 그대로 '사람' 들 이기에..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말을 듣고, 어떤 행동을 할 때에.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느낌을 가질 지..
대략의 추측이 가능합니다. 이 곳의 생활은 어느정도 규정되어 있는 삶이니까요.
이 곳에서 관계에 대해, 사람에 대해 항상 스스로에게 되묻게 됩니다.
자존심이라는 방패로 단단히 무장한 내 자신을 꼳꼳히 새우고, 인정받고 대우받고 싶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내 의견이 존중받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더 편하고 좀 덜 피해보길 원할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도 나와 똑같은, 혹은 비슷한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을 인정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집니다. 상대방을 마주보면서도 치열하게 주판알을 튕기던 내 마음에 잠시 강제휴식을 쥐어줄 수 있습니다.
나에게 다짐하고, 다짐해도 어려운 것이 관계이고, 또 사람인 것 같습니다.
끝도 없는 자존심 대결 레이스에 지치고 허탈하여.. 밝은 보름달이 허락하는 감성을 빌어 이 말 저 말 주절주절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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