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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안의 글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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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안 긴글

글을 쓰긴 쓰야 할건디

m-u-i 2016. 7. 27. 16:07

근 한 달동안 누군가와 닿고 웃는 경험을 하느라 글쓰는건 잊어버리고 살았다.

핑계를 굳이 대자면 글이라는 것도 행동과 경험에서 나온 부산물을 찌끄레기처럼 긁어내는 작업이었는데

한달간의 나에겐 그런 부산물이 행동과 감정으로 합쳐져서 애초에 찌꺼기가 안나오는 상태였달까.

그랬다고 매일 24시간이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동생은 여름을 맞아 공부 슬럼프를 맞으신 바,

급히 주말에는 동생의 동태를 살피지 않는 듯 살피는 듯 스파이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러 서울에 다녀와야 했고,

홀로서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인지라 갈수록 텅장이 되어가는 계좌는 마음 한구석에 늘 헛헛하고 벅찬 느낌을 가지게 했다.

"넌 혼자 하는건 할만큼 했어" 라는 친구의 말을 좀 받아들여 보고자

이게 너으 냄새인지 나으 냄새인지 모르겄구나 싶도록 살 부비고 지내기도 하였다.

일렁일렁이고 있던 내 세계를 갈수록 감탄하고 사랑해주는 사람도 만났고,

절대 주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음 속 깊은 나를 조금씩 내어주고 있기도 하다.

 

일도 8월이면 마무리가 되고, 9월부터는 새로운 생활에 접어들고자 세팅도 다 해놓아 근 1년간 시름시름 나를 앓게 했던 '의무감'도 적은데

'글, 나만의 글을 써야 해' 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필사적인 숙제거리처럼 느껴진다.

 

습관적으로 '고통'을 길어올려 종이를 채우는 일은 좀 그만할 때가 된 것 같고

이제는 풍요로움과 방대한 나의 세계를 담아내는 글을 써볼 만도 한 것 같은데

뭘 쓸지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목덜미가 예쁜 누나와 연애하는 연하남의 이야기를 써볼까 싶다가도

'과연 남자가 이런 대사를 진짜 하겠어?' 라는 생각에 아직 글도 못 써봤다.

 

요즘 문득 영감으로 다가오는 것들은 박해일과 배종옥이 나온 영화 '질투는 나의 힘' 인데,

자유분방한 누나와 아직 나름 순진하고 조급하며 찌질한 남자를 그리기에는 홍상수 류의 감독들이 이미 많이들 만들어내셨고,

좀 색다르고 샤방하게 써보고 싶은데 삘이 오질 않는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써봐야겠다.

당장 다음날에 이불 걷어차겠지만 뭐든 꺼내봐야겠어! 으으으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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