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안의 글쟁이들
노년의 고독 본문
한라도서관 지하 강당에 앉아 있다. 강당 밖 유리벽 뒤로 할아버지 한 분이 무언가를 잡수고 계신다. 나의 편견일지 모르지만 그 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인다.
오늘 내가 담당하고 있는 자서전 프로젝트는 한 사람의 인생에 도서관 하나 만큼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 그 분들의 가족과 지역, 사회에 유의미 하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의 자식들이 부모님을 위해 자서전을 의뢰해서 제작을 한다.
그러나 오늘이 크리스마스여서 그런지 유독 소외된 노년들의 고독이 마음에 쓰인다. 추운날 새벽 부터 단 돈 몇 천원을 벌기 위해 리어카를 끌어야 하는 분들, 몸이 성치 않아 그 마저도 할 수 없어 냉방에서 죽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분들이 머리에 떠오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일을 해결할 수 있고, 해결해야 하는 주체는 국가이다. 노인들은 자식들이 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과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지금의 복지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
나도 결국 노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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